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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공부/포도재배-양조

랑그독-루시옹 지역의 가지치기

by 티티뱅뱅 2020. 10. 14.

 

포도나무의 가지치기

수확 이후 이어진 포도밭 땅의 휴식기가 지나고 연초가 되면, 포도 재배자들은 가지치기를 위해 포도밭으로 돌아간다. 일 년 내내 이어진 식물의 생장주기가 끝나고, 포도나무의 잎이 떨어지고 나면, 포도밭의 땅과 나무도 휴식이 필요하다. 중간중간 흙의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가벼운 경작과 처치도 필수다. 그리고 이제는 휴식 끝, 가지치기의 시작이다. 가지치기야 말로 앞으로의 작황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포도 재배자의 길고 긴 작업의 초석이자, 필수적이고 매우 중대한 단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가지치기의 이점과 그 유래, 지켜야 할 원칙, 랑그독 루시옹 지역에서 현재 사용되는 가지치기의 다양한 종류를 함께 살펴보자.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는?

포도나무는 대표적인 목본성 덩굴식물로, 줄기가 끝없이 뻗어나가는 특성이 있어 포도나무 사이의 공기 순환을 위해서라도 가지치기는 꼭 필요하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포도나무는 많은 열매를 맺지만, 그렇게 될 경우, 알맹이의 크기는 작고 신 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고품질 와인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포도 생산량도 굉장히 불규칙하게 되므로, 포도나무의 수명과 포도의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가지치기가 필수이다.

 

가지치기의 목적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 포도나무 그루의 모양 잡기. 나무의 잔가지가 과다하게 길어지는 과잉성장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적절한 작황과 성숙을 위해 포도 열매의 수와 크기를 조절하기.
  • 포도나무의 수명을 길게 유지하고,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에 대처해 나무가 적응할 수 있도록 순의 수를 제한하기. 그러나 과다한 가지치기는 나무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가지치기의 유래

당나귀는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한 동물로 쓸모는 크게 없으면서 식성은 좋기로 유명하다. 의외로 포도밭에서 당나귀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 내려 오는데, 가지치기의 유래에 관한 한 설화도 마찬가지다. 한 포도 재배자가 겨울 동안 당나귀가 포도 가지를 갉아먹은 포도밭에서 이듬해 수확된 포도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후, 포도 재배자는 제 손으로 포도나무 잔가지를 짧게 쳐 보기로 한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그가 생산한 와인의 맛이 너무도 뛰어나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성공에 주변에서는 이를 주목했는데, 그는 이 비밀을 혼자만 간직했다. 큰 부를 누리게 된 그는 자연스레 당나귀 관리에 소홀하게 되었고, 그를 찾아온 한 신부에게 당나귀를 팔아버린다. 포도나무 몇 그루를 소유하고 있었던 신부는 불쌍한 당나귀를 거두게 된다. 당나귀들은 너무도 굶주린 나머지, 신부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도밭으로 달려가 덩굴을 먹어치웠다. 이를 본 신부는 아뿔싸! 하고 절망했지만, 이듬해 수확한 포도의 맛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진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것이 당나귀가 잔가지를 정리한 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곧바로 이웃 포도 재배자들과 그 사실을 나눈다. 최초로 이 사실을 알았던 포도 재배자의 왕국은 순식간에 경쟁자들의 성공에 따라 몰락하고 만다. 당나귀가 죽고 난 뒤, 신부는 포도 재배의 품질 향상에 기여한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마을에 당나귀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가지치기의 원칙

1) 가지치기의 시기는?

 

이론적으로 가지치기는 한 구획의 나무들의 잎이 다 지자 마자 시작한다. 하지만 11월 경, 너무 일찍 가지치기를 하면 서리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가지치기의 시기가 이를 경우, 순의 발아와 함께 시작되는 포도나무의 생장주기가 앞당겨진다고 한다. 미래에 덩굴이 될 어린 가지에는 미래의 포도송이의 순이 자라난다. 이 순과 가지 전체는 이른 봄의 서리에 매우 취약한데, 이때를 잘 넘기지 못하면 그 해의 작황을 망쳐버릴 수 있다. 서리는 초봄에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가지치기의 시기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기온이 더 따뜻한 경우에도 순은 늦게 발아한다.

반면, 순이 이미 발아한 경우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가지치기에 의해 잘려나간 가지의 일정 부분에서 순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수액이 빠져나가게 되어 포도 열매의 수가 감소하고, 수확량이 줄 수 있다.

 

2) 전지용 가위 고르기

 

전통적으로 한 손 혹은 양 손 용 전지 가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날에는 휴대용 배터리를 장착한 전동 방식의 전지용 가위를 사용해 한 손으로 작업하는 것이 용이 해졌다. 확연히 작업 강도가 낮아졌으며 다른 한 손으로 가지를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유지보수의 중요성도 커졌고, 하루에도 몇 번씩 칼날을 갈아주고 기름칠을 해주어야 한다.

 

3) 균형잡힌 나무란 무엇일까?

 

가지치기에 있어서 균형 잡힌 나무란 '생기'에 있다. 여기서 '생기'란 가지치기를 할 가지의 직경과 길이로 파악된다. 직경이 크고, 길이가 길수록 생기가 있는 나무로 여겨지는 것이다. 어떤 한 나무의 생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나무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즉, 가지를 짧게 치고 다른 것들보다 순의 수를 적게 유지한다. 반면에 한 나무의 생기가 과하다고 판단되면, 부담을 더 지운다. 즉, 가지의 길이는 더 길게 하여 다른 것들보다 더 많은 순을 유지하게 만들어준다.

 

랑그독 루시옹 지역에서 사용되는 가지치기 종류

프랑스와 세계 전역에서는 매우 다양한 방식의 가지치기가 사용된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세 가지 방식, 고블렛, 코르동 드 루아야, 기요 방식에 대해서 알아본다.

 

고블렛 방식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전파된 짧게 가지를 치는 방식을 말한다. 기둥은 다소 몸통과 오래된 가지 부분이 땅에서 높게 올라온 것이 특징이고, 그 끝에 하나 혹은 두 개의 잘린 부분(전년도의 나무 - 가지치기할 가지에 해당)과 거기에 난 둘 혹은 세 개의 싹으로 이루어진다. 

 

장점 : 팔리사주(나무가지를 높게 묶어주어 잘 자라게 도와주는 작업)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바람과 가뭄에 잘 견디며 포도 열매가 땅 가까이 달려 조기 숙성을 보장한다.

 

단점 : 기계작업에 부적합하다(기계수확, 잔가지 정리, 캐노피 정리). 비료와 같은 제품의 살포가 가지 내부까지 닿지 않을 수 있다.

 

 

 

 

 

 

 

 

루아야 코르동 방식 

 

짧은 가지치기 방식이다. 각각 하나 혹은 두 개의 순을 가진 잘린 가지 부분을 포함한 수직의 하나 혹은 두 개의 골격을 지탱하는 수직의 몸통 구조를 이룬다. 

장점 : 기계의 사용에 가장 적합한 가지치기 방식이다(기계수확, 잔가지 정리, 가지치기 준비과정 등). 포도 열매가 모두 동일한 수준으로 노출되어 성숙도가 균일하다.

 

단점 : 팔리사주 작업이 필수다. 숙련된 노동을 요한다.

 

 

 

 

 

 

 

 

 

기요 방식

 

짧은 가지치기와 긴 가지치기 방식의 혼합이다. 수직의 몸통과 거기에서 측면으로 뻗어나간 잘린 가지 부분을 지탱하고 있다. 가지의 짧은 부분에는 두 개의 순이, 보다 긴 반대편 가지에는 여섯 개에서 여덟 개의 순을 포함한다.

장점 : 가지치기 작업이 빠르고 쉽다. 가지의 높은 쪽에 달린 순에서 최대 생산량(하나의 순에서 나오는 송이 수)을 자랑하는 품종, 예를 들어 샤르도네 혹은 피노 블랑에 이상적이다.

 

단점 : 길쭉한 가지 위에 달린 순이 많아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나무에 피로를 준다. 때때로 수확 시 포도의 성숙도가 균일하지 않다.

 

 

 

 

 

 

 

 

출처 : https://blog.midi-vin.com/techniques-viticoles/taille-de-la-vigne-pour-repartir-du-bon-pied-001731/amp